대구에서 갈비찜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동인동부터 떠올리지만, 요즘 대구 시내에서 갈비찜으로 줄 세우는 집을 꼽으라면 종로 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TV 생생정보 2605회 ‘떠나요~이야기로’ 대구 편에서 카메라가 종로 골목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멈춘 집이 바로 종로왕갈비찜인데, 반월당역과 동성로 사이 옛 종로 초입에 있는 이 집은 무화과로 고기를 재워 연육하는 갈비찜으로 이미 대구 시내에서 소문이 자자한 곳입니다.

대구 종로왕갈비찜 돌판 소갈비찜, 뼈째 담긴 갈비 위에 빨간 양념과 무가 올라간 모습

무화과로 연육한 갈비찜, 뼈에서 살이 쏙 빠진다

이 집 갈비찜의 핵심은 무화과입니다. 무화과에 든 단백질 분해 효소로 갈비를 재워서 잡내를 잡고 살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실제로 상에 오른 갈비찜을 젓가락으로 집으면 뼈에서 살이 힘 하나 안 주고 쏙 빠집니다. 흔히 갈비찜 하면 이에 힘 주고 뜯는 그림을 떠올리는데, 여기는 결대로 부서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러면서도 고기가 퍼석하지 않고 촉촉하게 육즙을 머금고 있어서, 연육을 약품이 아니라 과일로 하는 집 특유의 은은한 단맛이 양념 사이로 올라옵니다.

대구 종로왕갈비찜 돌판 양념 소갈비찜, 뼈가 세워진 채 잘게 다진 양념 고기가 수북한 모습

갈비찜은 뜨겁게 달군 돌판에 나옵니다. 끝까지 보글보글 끓는 상태로 먹을 수 있어서 마지막 한 점까지 온기가 살아 있고, 바닥에 눌어붙는 양념이 또 별미입니다. 양념은 대구식답게 매콤한 베이스인데 맵기를 세 단계로 고를 수 있습니다. 순한맛이 안성탕면 정도, 매콤맛이 신라면 정도, 매운맛이 불닭볶음면 정도라고 안내하는데, 매콤맛이 이 집이 미는 기본값입니다. 매운 걸 잘 못 먹는 일행이 있어도 단계가 나뉘어 있으니 부담이 없습니다.

가격은 1인분 단위, 소갈비찜 15,000원

갈비찜집인데 1인분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게 이 집의 큰 장점입니다. 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혼자 또는 둘이 가볍게 갈비찜을 먹을 수 있는 구성입니다.

  • 무화과로 연육한 소갈비찜 1인분 15,000원
  • 무화과로 연육한 돼지갈비찜 1인분 11,000원
  • 무화과로 연육한 치즈 소갈비찜 1인분 16,000원
  • 유아 간장소갈비(마늘 없이) 1인분 7,000원
  • 볶음밥 2,000원 / 치즈볶음밥 3,000원
  • 튀김만두 3,000원 / 떡 튀김 3,000원

대구 종로왕갈비찜 치즈 소갈비찜, 매콤한 갈비찜 위에 모짜렐라 치즈가 녹아 덮인 돌판

매콤한 양념이 부담스럽거나 치즈를 좋아한다면 치즈 소갈비찜이 답입니다. 돌판 열기에 모짜렐라가 흐물흐물 녹아서 갈비를 감싸는데, 매운맛을 한 겹 눌러주면서 고소함이 확 올라옵니다. 아이 동반이면 마늘 없이 간장 베이스로 조린 유아 간장소갈비가 따로 있어서 가족 단위로 가도 각자 먹을 게 정해집니다. 간장 갈비는 어른이 먹어도 될 만큼 진하게 조려 나와서, 맵찔이 일행의 피난처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대구 종로왕갈비찜 간장 소갈비찜, 간장 양념에 조린 갈비와 무가 돌판에 담긴 모습

마무리는 무조건 볶음밥, 치즈볶음밥이 진리

갈비찜을 어느 정도 먹었으면 돌판에 남은 양념을 버리면 안 됩니다. 밥을 넣고 볶는 게 이 집의 정해진 코스인데, 뼈에서 나온 육즙과 매콤한 양념이 밥알에 배면서 돌판 바닥에 누룽지처럼 눌어붙는 부분이 생깁니다. 이 누룽지를 긁어 먹는 맛에 볶음밥을 시키는 겁니다.

대구 종로왕갈비찜 볶음밥, 갈비찜 양념에 볶아 돌판에 넓게 눌린 밥

여기서 1,000원 더 쓰면 치즈볶음밥이 되는데, 가운데에 치즈를 올려 녹이면서 볶은 밥을 치즈에 찍어 먹는 방식이라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치즈 쪽을 추천합니다. 매콤한 양념밥과 고소한 치즈의 조합은 실패할 수가 없습니다.

대구 종로왕갈비찜 치즈볶음밥, 볶음밥 가운데 하얀 치즈가 녹아 있는 돌판

사이드로는 튀김만두가 효자입니다. 겉이 바삭하게 튀겨져 나와서 매콤한 갈비찜 양념에 슬쩍 찍어 먹으면 만두피에 양념이 배면서 술안주로도, 아이들 입가심으로도 좋습니다. 쫀득한 가래떡을 튀긴 떡 튀김도 3,000원이라 이것저것 얹어도 상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대구 종로왕갈비찜 튀김만두, 노릇하게 튀겨진 만두가 접시에 가지런히 담긴 모습

한 상 가득 시키면 이런 그림이 나옵니다. 갈비찜 종류별로 하나씩, 볶음밥에 튀김만두와 떡 튀김까지 올려도 인당 2만 원 안쪽으로 정리되는 구성이라, 동성로에서 모임 장소로 잡기에도 괜찮습니다.

대구 종로왕갈비찜 전체 상차림, 갈비찜 세 종류와 볶음밥 튀김만두 떡이 한 상에 차려진 모습

반월당역과 동성로 사이, 접근성이 깡패

위치는 대구 중구 종로 8-1. 지하철 1·2호선 반월당역에서 현대백화점 방면으로 나와 종로 쪽으로 몇 걸음이면 닿고, 동성로 번화가에서도 걸어서 갈 수 있는 자리입니다. 종로는 대구 읍성 시절부터 이어진 옛 길이라 진골목 같은 근대 골목과 노포가 남아 있는 동네인데, 이번 방송이 맛집 단독 소개가 아니라 대구의 이야기 길을 따라가는 코스였던 것도 이 동네가 가진 서사 덕입니다. 밥 먹고 진골목과 약령시, 동성로까지 걸어서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잡으면 반나절이 금방 갑니다.

시내 한복판이라 전용 주차장은 없습니다. 매장에서도 반월당 메트로센터 주차장, 동아백화점 주차장, 현대백화점 주차장을 가까운 순으로 안내하고 있으니 차를 가져간다면 백화점 주차 후 도보가 속 편합니다. 애초에 지하철 접근성이 워낙 좋아서 뚜벅이가 유리한 집입니다.

동성로에서 한 끼 더 해결할 일이 있다면, 같은 생생정보에 나온 대구 4.8분식 13첩 밥상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니 함께 참고하면 좋습니다.

영업시간과 방문 전 확인할 것

  • 주소: 대구 중구 종로 8-1 1층 (반월당역·동성로 도보권)
  • 영업시간: 매일 11:0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라스트오더 21:00
  • 전화: 0507-1337-5219 / 053-256-5219
  • 가격: 소갈비찜 1인분 15,000원 / 돼지갈비찜 11,000원 / 치즈 소갈비찜 16,000원 / 유아 간장소갈비 7,000원 / 볶음밥 2,000원 / 치즈볶음밥 3,000원 / 튀김만두·떡 튀김 각 3,000원
  • 맵기: 순한맛(안성탕면)·매콤맛(신라면)·매운맛(불닭볶음면) 3단계 선택
  • 주차: 전용 주차장 없음, 반월당 메트로·동아백화점·현대백화점 주차장 이용

방문자 평점이 1,500건 넘는 리뷰에 4.9점대로 유지되는 집이라 방송 직후에는 식사 시간대 대기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브레이크타임이 15시부터 17시까지로 긴 편이니 애매한 오후 시간에 갔다가 헛걸음하지 않도록 시간을 맞춰 가는 게 좋고, 휴무나 메뉴 가격은 시즌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멀리서 가는 길이라면 전화 한 통 확인하고 출발하는 걸 추천합니다. 맵기는 처음이라면 매콤맛이 기본값이지만, 매운 갈비찜 국물에 볶음밥까지 생각하면 순한맛도 결코 심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