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도 아니고 닭볶음탕도 아닌, 석쇠에 구워 불향부터 입히고 시작하는 닭요리가 있습니다. 2TV 생생정보 2600회 ‘맛집 맞수다’ 코너에서 춘천 솥뚜껑 닭볶음탕의 맞수로 나온 고양 원당의 일산정 닭불고기 원당본점 이야기입니다. 방송에서 석쇠 위로 불길이 확 올라오면서 닭다리살이 지글지글 구워지는 장면을 보고, 예전에 원당 쪽 볼일 보러 갔다가 들렀던 기억이 바로 소환됐습니다. 그날 먹었던 맛 그대로 후기로 남겨봅니다.

원당 수역이마을의 닭불고기 전문점
주소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수역이길 25-7. 원당 시내에서 살짝 벗어난 수역이마을 쪽이라 대중교통보다는 차로 가는 게 편한 위치입니다. 매장 앞에 전용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서울 은평·마포 쪽에서도 통일로 타고 넘어가면 생각보다 금방이라, 주말 드라이브 겸 다녀오기 좋은 거리입니다.
시내 한복판이 아닌 만큼 가게 주변이 한적하고, 안은 넓은 홀에 테이블 간격이 여유로운 편입니다. 평일 점심에도 동네 어르신부터 가족 단위 손님까지 꾸준히 들어오는 걸 보면 이 동네에서는 이미 검증이 끝난 집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방송에 나온 숯불 양념 닭불고기 15,000원
간판 메뉴이자 방송에 나온 주인공이 숯불 양념 닭불고기입니다. 1인 15,000원, 2인 이상 주문입니다.

닭다리살을 석쇠에 올려 직화로 먼저 굽고, 매콤달콤한 특제 양념에 볶아서 넓은 철판에 콩나물·부추와 함께 내주는 방식입니다. 첫 젓가락에 훅 올라오는 게 불향입니다. 프라이팬에 볶은 닭갈비에서는 절대 안 나는, 숯불 위에서 기름이 떨어지며 붙는 그 그을린 향이 살에 배어 있습니다. 닭다리살이라 퍽퍽함이 없고, 겉은 살짝 탄력 있게 그슬리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라 계속 손이 갑니다. 양념은 맵기보다 달큰한 쪽에 가까워서 아이들 데리고 와도 무리가 없습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와 무절임이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합니다. 불향 입은 고기를 몇 점 먹다가 새콤한 백김치 한 점 올리면 입이 리셋되면서 다시 처음 그 맛으로 돌아갑니다.
간장 닭불고기, 그리고 마무리 볶음밥
매운 걸 잘 못 먹거나 양념 두 가지를 다 맛보고 싶으면 숯불 간장 닭불고기(15,000원)를 섞어 시키면 됩니다.

간장 쪽은 양념보다 색이 진하고 윤기가 도는데, 맛은 오히려 담백합니다. 간장 베이스의 감칠맛에 숯불 향이 얹히니 소불고기 같은 결인데 씹는 맛은 닭다리살 특유의 쫄깃함이라, 개인적으로는 양념 반 간장 반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치즈사리(4,000원)나 우동사리(3,000원)를 추가할 수 있고, 마무리는 직원이 볶아주는 볶음밥(3,000원)이나 셀프 볶음밥(2,000원)으로 철판에 눌어붙은 양념까지 싹싹 긁어 먹으면 됩니다.
버섯 가득 닭불고기 전골 18,000원
끓이는 쪽이 당기면 닭불고기 전골(1인 18,000원)이 있습니다.

표고·팽이 같은 버섯이 종류별로 수북하게 올라가고 부추가 한가운데 산처럼 쌓여 나오는데,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버섯 향과 닭 육수가 어우러지면서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납니다. 재미있는 게, 전골에 들어가는 고기도 불향이 살아 있어서 국물에서 은은한 훈연 향이 돕니다. 춘천 솥뚜껑 닭볶음탕과 맞수로 붙은 이유를 전골 국물에서 알겠더라고요. 전골에는 칼국수나 죽 사리(3,000원)를 넣어 마무리하는 걸 추천합니다.
메밀냉면과 감자전까지
닭불고기 집인데 면 메뉴가 의외로 알찹니다. 메밀물냉면과 메밀비빔냉면이 각 9,000원.

매콤한 닭불고기 먹다가 살얼음 낀 물냉면 국물을 들이켜면 입안이 한 번에 씻겨 내려갑니다. 메밀면이라 목넘김이 가볍고, 고기 먹은 뒤 마무리로 반 그릇씩 나눠 먹기 딱 좋은 구성입니다.

감자전(12,000원)도 그냥 지나치기 아쉽습니다. 두툼하게 부쳐서 가장자리는 바삭하고 가운데는 쫀득한, 강원도 감자전 스타일입니다. 시골된장찌개와 계란찜은 각 5,000원이라 밥 없이 허전한 사람 몫으로 하나 곁들이기 좋습니다.

메뉴판과 가격 정리

- 숯불 양념 닭불고기 15,000원 / 숯불 간장 닭불고기 15,000원 (1인 기준, 2인 이상)
- 닭불고기 전골 18,000원 (1인 기준, 2인 이상)
- 메밀물냉면·메밀비빔냉면 각 9,000원
- 감자전 12,000원, 시골된장찌개·계란찜 각 5,000원
- 사리: 치즈 4,000원, 우동 3,000원, (전골) 칼국수 or 죽 3,000원
- 볶음밥: 직원 3,000원 / 셀프 2,000원, 공기밥 1,000원 (별도)
방문 전 확인하세요
- 영업시간은 11:00~21:00이고 화요일은 정기휴무입니다.
- 브레이크타임이 있습니다. 목
일 16:0017:00, 월·수는 16:00~18:00으로 요일마다 다르니 애매한 시간대라면 전화(031-969-1392)로 확인하고 가는 게 안전합니다. - 라스트오더는 20:00입니다.
- 매장 앞 전용 주차장이 있습니다.
- 방송 직후에는 웨이팅이 생길 수 있으니 점심·저녁 피크를 살짝 피해서 가는 걸 추천합니다.
닭갈비는 흔하지만 숯불에 먼저 구워서 내는 닭불고기는 수도권에서 의외로 귀합니다. 원당 쪽 지날 일이 있거나 북한산·서오릉 나들이 코스를 짜고 있다면, 밥 지도에 저장해둘 만한 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