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면 남도 사람들 입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낙지 먹으러 가야지.” 여름내 뻘 속에서 살을 찌운 낙지가 본격적으로 맛이 오르는 게 딱 지금부터라, 가을 초입의 무안은 낙지 하나 보고 내려갈 가치가 있는 동네입니다. 2TV 생생정보 2604회 ‘교통카드면 충분해’ 코너에서 무안에서 목포까지 버스 타고 가는 여행길에 들른 낙지집이 바로 무안읍 무안뻘낙지 동산정인데, 무안 낙지골목에서도 손에 꼽는 집이라 방송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무안뻘낙지 동산정 시그니처 정찬 한 상, 갈낙탕샤브 냄비와 낙지호롱구이 탕탕이가 함께 차려진 모습

방송만 네 번 탄 무안 낙지골목 터줏대감

동산정이 방송을 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네이버 플레이스에 등록된 이력만 봐도 2018년 생방송투데이와 6시 내고향, 2019년 배틀트립 156회 낙지코스요리 편, 그리고 같은 해 생생정보 949회까지, 프로그램을 바꿔가며 꾸준히 카메라가 찾아온 집입니다. 이번 2604회까지 치면 생생정보만 두 번째입니다. 방문자 리뷰가 천 건이 넘게 쌓여 있는 것만 봐도 방송발로 반짝하는 집이 아니라 무안 낙지골목에서 오래 검증된 집이라는 게 보입니다.

위치는 전남 무안군 무안읍 성남1길 176. 무안버스터미널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고, 이 성남1길 일대가 낙지 전문점이 몰려 있는 무안의 낙지 거리입니다. 예전에 6시 내고향에 나온 무안갈낙탕도 같은 길 몇 집 건너에 있으니, 낙지 먹으러 무안읍에 갔다면 이 골목 안에서 취향대로 고르면 됩니다.

뻘낙지 정찬 4만 원, 낙지 풀코스가 한 상에

동산정의 대표 메뉴는 낙지 요리를 한 상에 몰아넣은 정찬입니다. 무안뻘낙지 정찬은 1인 40,000원으로 산낙지 탕탕이, 낙지호롱구이, 갈낙탕에 간장게장과 찹쌀떡갈비, 밑반찬까지 따라 나옵니다. 여기에 전복찜과 소고기 육회, 낙지볶음이나 초무침 중 하나를 더 얹은 동산정 시그니처 정찬이 1인 55,000원입니다.

무안뻘낙지 동산정 뻘낙지 정찬 한 상, 낙지호롱구이와 탕탕이 갈낙탕이 차려진 상차림

가격만 보면 움찔할 수 있는데, 상이 차려지는 걸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낙지가 코스별로 다른 얼굴로 나오는 구성이라, 무안까지 내려가서 낙지 한 가지 요리만 먹고 오기 아까운 사람에게 딱 맞는 상입니다.

먼저 나오는 산낙지 탕탕이는 잘게 다진 낙지가 오이채 위에서 아직 꼬물꼬물 움직이는 상태로 나옵니다. 참기름장에 슥 찍어 입에 넣으면 빨판이 혀에 착착 감기다가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오는데, 뻘에서 잡은 낙지 특유의 고소함은 수족관 낙지와 확실히 결이 다릅니다.

무안뻘낙지 동산정 산낙지 탕탕이, 오이채 위에 다진 낙지와 날계란 노른자를 올린 모습

낙지호롱구이는 낙지를 통째로 볏짚이나 나무젓가락에 돌돌 감아 양념을 발라 구운 무안·남도식 요리입니다. 겉은 양념이 살짝 눌어 불맛이 돌고 속살은 쫄깃하게 씹히는데, 머리부터 다리 끝까지 젓가락째 돌려가며 뜯는 재미가 있습니다. 단품도 15,000원에 있으니 정찬이 부담스러우면 호롱구이에 갈낙탕 조합도 좋습니다.

무안뻘낙지 동산정 낙지호롱구이, 나무젓가락에 감아 양념을 발라 구운 낙지 꼬치

매콤한 걸 좋아하면 시그니처 정찬에서 낙지볶음을 고르면 됩니다. 콩나물 없이 낙지를 큼직하게 썰어 볶아내는 스타일이라 낙지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고, 양념은 맵기보다 감칠맛 쪽에 무게가 실려 밥도둑 노릇을 제대로 합니다. 새콤한 쪽이 당기면 낙지초무침으로 바꾸면 되는데, 식초 산미가 낙지의 단맛을 끌어올려서 여름 끝 무렵 입맛에는 이쪽도 만만치 않습니다.

무안뻘낙지 동산정 낙지볶음, 큼직하게 썬 낙지를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접시

무안뻘낙지 동산정 낙지초무침, 채소와 함께 새콤하게 무쳐낸 낙지

갈낙탕샤브 25,000원, 갈비 국물에 산낙지를 샤브샤브로

무안 낙지 요리의 완성은 역시 갈낙탕입니다. 갈비탕 국물에 산낙지를 넣어 먹는 무안식 보양탕인데, 동산정은 이걸 뚝배기(25,000원)로도 내고 갈낙탕샤브(1인 25,000원) 스타일로도 냅니다. 샤브는 갈비 국물이 끓는 냄비에 산낙지를 통째로 넣어 다리가 오그라들 때쯤 건져 먹는 방식이라, 낙지가 딱 데쳐진 순간의 야들야들한 식감을 놓치지 않고 먹을 수 있습니다. 낙지를 건져 먹고 나면 소갈비가 우러난 국물에 밥 말아 마무리하는 게 정석입니다.

무안뻘낙지 동산정 갈낙탕 뚝배기, 소갈비와 낙지가 함께 담긴 맑은 탕

국물 요리는 이 밖에도 연포탕이 소 50,000원, 중 60,000원, 대 70,000원. 낙지를 아직 어려워하는 아이들이나 어르신 동반이면 갈비탕 17,000원도 있어서 온 가족이 각자 먹을 걸 찾기 쉽습니다.

무안뻘낙지 동산정 갈비탕, 큼직한 소갈비가 들어간 뚝배기 한 그릇

방송에 나온 무안·목포 버스여행 코스

이번 2604회는 맛집 단독 소개가 아니라 교통카드 하나로 무안에서 목포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여행 편이었습니다. 무안황토갯벌축제가 열리는 갯벌 일대와 무안전통시장, 오래된 대장간, 베이커리 카페와 동굴 카페를 거쳐 목포해상케이블카까지 이어지는 동선이라, 동산정에서 낙지로 든든하게 채우고 목포로 넘어가는 당일치기 코스로 따라 하기 좋습니다. 무안읍은 터미널 중심으로 시장과 낙지골목이 모여 있어 뚜벅이 여행자한테 생각보다 훨씬 만만한 동네입니다.

영업시간과 방문 전 확인할 것

  • 주소: 전남 무안군 무안읍 성남1길 176 (무안 낙지골목)
  • 영업시간: 월·수·목 09:0020:00, 금·토·일 09:0021:00
  • 휴무: 화요일
  • 전화: 0507-1410-9906
  • 가격: 무안뻘낙지 정찬 1인 40,000원 / 시그니처 정찬 1인 55,000원 / 갈낙탕샤브·갈낙탕 25,000원 / 연포탕 소 50,000원~ / 낙지호롱구이 15,000원 / 갈비탕 17,000원
  • 기타: 주차 가능, 예약·포장 가능, 단체석·유아의자 있음

낙지는 시세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재료라 정찬 구성이나 연포탕 가격은 철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가을 성수기 주말엔 무안 낙지골목 전체가 붐비니, 멀리서 가는 길이라면 예약 전화 한 통 넣고 출발하는 걸 추천합니다. 산낙지가 부담스러운 일행이 있어도 호롱구이와 갈비탕이 받쳐주니 걱정할 것 없고, 이왕 가을 낙지 철에 가는 거라면 탕탕이부터 갈낙탕까지 풀코스로 먹는 정찬 쪽이 후회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