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가는 길에 횟집이나 조개구이 말고 밥다운 밥이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2TV 생생정보 2598회 ‘결정적 한 수’ 코너에 ‘그리운 엄마 손맛! 제육쌈밥’으로 나온 영종도 고목정쌈밥 본점이 정확히 그럴 때 가는 집입니다. 방송에서 불판 위에 제육이 한가득 볶아지는 장면을 보고, 을왕리 들어가는 길에 일부러 들러봤습니다.

고목정쌈밥 본점의 제육볶음과 셀프바에 가득 담긴 쌈채소

을왕리 해수욕장 가는 길목의 쌈밥집

주소는 인천 영종구 용유서로172번길 10. 인천공항 지나 을왕리해수욕장, 왕산해수욕장 쪽으로 빠지는 길목에 있어서 해수욕장까지 차로 금방입니다. 큼직한 ‘쌈밥정식’ 간판이 붙은 단층 건물이라 지나치기 어렵고, 건물 앞으로 전용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차 대는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바다 보러 온 가족 단위 손님들이 밥때에 맞춰 들어오는 그림이 자연스러운 위치입니다.

고목정쌈밥 본점 쌈밥정식 간판과 외관

내부는 겉보기보다 훨씬 넓습니다. 단체 손님도 받을 수 있을 만큼 좌석이 많은데 자리 간격이 있어서 북적이는 느낌이 덜하고, 관광지 코앞치고는 조용하게 밥 먹기 좋은 분위기입니다.

방송에 나온 제육쌈밥 한상

메뉴는 단순합니다. 고목정쌈한정식 20,000원, 냉동삼겹한정식 21,000원. 인원수대로 주문하는 방식이고 1인분에 고기 120g씩 나옵니다. 저는 방송에 나온 제육 쪽으로 시켰습니다.

고목정쌈밥 본점 고목정차림상 메뉴판

상이 차려지는 걸 보면 왜 ‘한정식’이라는 이름이 붙는지 바로 이해가 됩니다. 제육볶음을 가운데 두고 나물, 무침, 전, 조림 같은 반찬이 상 가득 깔립니다. 하나하나 공장 반찬 느낌이 아니라 간이 심심하게 잡힌 손반찬이라, 젓가락이 골고루 갑니다.

고목정쌈밥 본점 제육쌈밥 한상차림

주인공인 제육볶음은 고추장 양념이 진득하게 배어 있는데 맵거나 달게 치고 나오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불향이 은은하게 돌고 고기가 쫄깃하면서 부드러워서, 쌈에 올려 먹으면 양념 강한 집들보다 오히려 계속 먹게 됩니다. 방송 제목이 ‘그리운 엄마 손맛’인데, 자극적인 맛 대신 집밥 양념으로 승부하는 게 이 집의 결정적 한 수가 맞다 싶었습니다.

고목정쌈밥 본점 반찬 한상

반찬 중에는 포슬포슬한 계란찜과 기름지지 않게 부쳐낸 전이 특히 좋았고, 매콤한 양념을 얹은 소박이류 김치도 아삭하니 입가심으로 제 몫을 합니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 나오는 구수한 찌개까지 있어서 국물 아쉬울 일도 없습니다.

고목정쌈밥 본점 밑반찬 클로즈업

고목정쌈밥 본점 뚝배기 찌개

쌈채소 셀프바가 진짜 무기

이 집의 또 다른 무기는 매장 한쪽의 쌈채소 셀프바입니다. 상추, 깻잎은 기본이고 겨자잎, 쑥갓 같은 특수 채소까지 종류별로 채워져 있어서 눈치 안 보고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채소 상태가 좋아서 쌈을 계속 새로 싸게 되고, 제육 120g이 생각보다 금방 사라집니다. 고기가 모자라면 제육 200g에 10,000원, 삼겹 200g에 12,000원으로 추가할 수 있고, 솥밥 추가는 3,000원입니다.

고목정쌈밥 본점 쌈채소 셀프바

밥은 솥밥으로 나옵니다. 갓 지은 밥을 덜어 쌈에 올려 먹고, 남은 솥에 물을 부어두면 마지막에 누룽지 숭늉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쌈밥집에서 숭늉까지 마시고 나면 과식했는데도 속이 편한, 그런 끝맛입니다.

냉동삼겹한정식을 시키면 테이블 불판에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라, 아이들 데리고 와서 제육 반 냉삼 반으로 섞어 시키는 테이블이 많았습니다. 초등 4학년까지는 소인 8,000원이 따로 있어서 가족 단위 부담이 덜합니다.

방문 전 확인하세요

  • 주소: 인천 영종구 용유서로172번길 10 (을왕동)
  • 영업시간: 매일 09:2020:30, 토·일 09:2021:00 (라스트오더 19:40)
  • 메뉴: 고목정쌈한정식 20,000원 / 냉동삼겹한정식 21,000원 / 소인(초등 4학년까지) 8,000원 / 고기 추가 제육 10,000원·삼겹 12,000원 / 솥밥 추가 3,000원
  • 전화: 0507-1378-7785
  • 주차: 매장 전용 주차장 있음

인원수대로 주문하는 한정식 방식이라 처음 가면 참고하시고, 주말 을왕리 물놀이 철에는 식사 시간대에 대기가 생길 수 있으니 애매한 시간에 가는 게 편합니다. 을왕리·왕산·선녀바위 해수욕장이 모두 차로 10분 안쪽이라, 바다 보기 전후로 든든하게 한 끼 채우는 코스로 추천합니다. 자극적인 맛집보다 채소 많고 속 편한 밥상이 필요한 날, 특히 부모님 모시고 가기 좋은 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