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위에 모래를 뿌려 먹는다는 집이 있습니다. 생방송 투데이 4078회 ‘대반지’ 코너에 나온 강릉 경포대 앞 강릉치킨포차 얘기입니다. 방송에서 치킨 위로 고운 가루가 모래처럼 쏟아지는 장면을 보고, 강릉 사람들이 야식으로 먹는다는 그 ‘모래치킨’이 대체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경포호까지 다녀왔습니다.

경포해변 걸어서 갈 수 있는 치킨집
위치부터 좋습니다. 강릉 해안로 517, 경포호와 경포해변 사이 상가 1층입니다. 202번 버스를 타면 경포대 해수욕장 입구 정류장에서 내려서 우체국 지나 GS25 편의점에서 꺾으면 바로 보입니다. 해변에서 놀다가 슬리퍼 차림으로 걸어와도 되는 거리라, 여름밤 경포 일대 숙소에 묵는 사람들한테는 사실상 동네 치킨집입니다.
간판에는 ‘강릉치킨포차’라고 크게 붙어 있는데, 이름처럼 치킨집이라기보다 포차에 가깝습니다. 치킨에 골뱅이무침, 숯불튤립닭발, 떡볶이 같은 안주를 같이 팔고 생맥주 기계가 돌아갑니다. 매장이 안쪽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좌석이 생각보다 많고 단체 테이블도 넉넉합니다.

모래치킨, 정체는 부추양파닭
방송에서 ‘치킨에 OO를 뿌려 먹는다’고 나온 그 메뉴, 정식 이름은 **모래치킨(부추양파닭)**입니다. 순살 한 마리에 24,000원. 바삭하게 튀긴 순살치킨 위에 생부추와 양파채를 수북하게 올리고, 단짠 소스를 두른 다음 고소한 특제 가루를 모래처럼 덮어서 내줍니다.

비주얼은 정말 모래사장에서 퍼 온 것 같습니다. 접시가 안 보일 정도로 가루가 덮여 나오는데, 한 입 먹어 보면 이게 왜 시그니처인지 바로 알게 됩니다. 겉은 콩가루 인절미처럼 고소하고, 그 아래로 달착지근한 간장 소스가 깔리고, 마지막에 생부추와 양파의 알싸한 향이 치고 들어옵니다.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서 가루를 잔뜩 묻혀도 눅눅하지 않고, 닭은 순살이라 젓가락질이 편합니다. 단짠에 고소함까지 얹은 맛이라 맥주가 쉬지 않고 들어가는 조합입니다.

정작 이 가루의 정체는 가게에서 안 알려줍니다. 리뷰마다 ‘먹어봐도 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저만 못 맞힌 게 아닌 모양입니다. 확실한 건 콩가루 같은 고소한 계열이라는 것, 그리고 부추·양파랑 같이 집어 먹어야 완성된다는 겁니다.

똥집튀김도 그냥 지나치기 아깝습니다
포차답게 사이드가 알찹니다. 저는 똥집튀김(18,000원)을 추가했는데, 감자튀김과 같이 나와서 양이 꽤 됩니다. 똥집 특유의 오독오독한 식감에 튀김의 바삭함이 붙어서 생맥주 안주로는 이쪽이 우승입니다. 매콤한 게 당기면 숯불튤립닭발(19,000원), 새콤한 게 당기면 골뱅이무침(19,000원)도 있습니다.

메뉴와 가격
매장에 붙은 안주 메뉴판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모래치킨(부추양파닭, 순살 1마리) 24,000원
- 강치 후라이드 21,000원 / 양념·간장 22,000원
- 맵닭·파닭파닭·눈꽃치즈치킨·반반치킨 23,000원
- 두마리치킨 38,000원
- 1인 세트(순살 반마리+사이드+콜라) 20,000원
- 숯불튤립닭발·골뱅이무침 19,000원, 똥집튀김·눈꽃치즈감자 18,000원, 떡볶이 17,000원
- 치킨+안주 세트 36,000~38,000원

혼자 와서 모래치킨 한 마리가 부담스러우면 1인 세트로 반마리를 맛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영수증 리뷰를 남기면 미니 감자튀김을 주는 쿠폰도 돌리고 있으니 주문 전에 챙겨 보세요.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어도 됩니다
경포 쪽 숙소에서 야식으로 시키는 사람이 많아서 포장과 배달도 잘 돌아갑니다. 포장 박스를 열어 보면 매장이랑 똑같이 가루가 수북하게 덮여 오고, 감자튀김과 치킨무까지 같이 담아줍니다. 시간이 좀 지나도 튀김이 크게 눅눅해지지 않아서 숙소 야식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방문 전 확인할 것
- 영업시간: 네이버 기준 평일 17:00
다음 날 01:30, 토요일 16:0003:30, 일요일은 낮부터 새벽까지 길게 엽니다. 저녁 장사 중심이라 낮 시간대는 헛걸음할 수 있으니 애매한 시간대엔 전화(0507-1467-8294)로 확인하고 가는 게 안전합니다. - 대기: 방송 직후라 저녁 피크 시간대는 웨이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매장이 길어서 회전은 빠른 편입니다.
- 주차: 매장 앞 주차가 가능하다고 안내되지만 여름 성수기 경포 일대는 차가 많으니 숙소에 차를 두고 걸어오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집이라 강아지와 강릉 여행 중이라면 참고할 만합니다.
경포대에서 밤바다 보고 숙소 들어가는 길, 치킨은 먹고 싶은데 뻔한 프랜차이즈는 시시할 때 딱 좋은 집입니다. 모래치킨이라는 이름값은 충분히 하고, 강릉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 코스에 넣을 이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