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2TV 생생정보 ‘맛집 맞수다’에서 김포 간장게장 정식과 속초 홍게 한 상이 맞붙었어요. 속초 쪽은 얼마 전 다녀와서 글까지 썼던 아바이어시장이었는데, 김포 쪽 화면이 잡히는 순간 “어, 소쇄원이잖아”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김포 하성면 전류리포구 가는 길목에 있는 상궁전(구 소쇄원간장게장), 수도권 간장게장 좀 먹으러 다닌 분들에겐 이미 유명한 그 한옥집이에요.

상궁전 간장게장 한 마리, 양념 올린 게딱지와 속살 꽉 찬 몸통이 간장에 잠겨 있고 뒤로 고등어구이가 보이는 모습

소쇄원이 왜 상궁전이 됐을까

이 집은 원래 ‘소쇄원간장게장’이라는 이름으로 오래 장사를 해 온 곳이에요. SBS 생방송 투데이 빅데이터 랭킹에서 수도권 간장게장 맛집 1위로 소개되고 나서 비슷한 상호를 쓰는 가게가 여기저기 생기는 바람에, 아예 특허청에 ‘상궁전’으로 상표 등록을 하고 간판을 바꿨다고 합니다. 메뉴도 장소도 사장님도 그대로인데 이름만 바뀐 거라, 내비게이션에는 ‘상궁전’으로 검색해야 정확하게 찾아와요.

방송 이력이 꽤 화려합니다. 이번 생생정보 2618회 맞수다 전에도 SBS 투데이에 2023년, 2024년 두 해 연속 소개됐고, 매장 창문에는 블루리본과 식신 스티커가 해마다 붙어 있어요. 안쪽 벽엔 다녀간 연예인 사인도 빼곡합니다.

상궁전 한옥 외관, 검은 기와 지붕과 흙벽 사이로 돌계단 길이 이어지는 모습

180년 한옥에서 먹는 간장게장

도착하면 일단 건물부터 구경하게 돼요. 180년 된 한옥을 리모델링했다는데, 기와만 새로 올리고 흙벽이며 담벼락, 마당의 장독대까지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 뒀습니다. 마당에는 가마솥 아궁이가 실제로 불을 때고 있어서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기분이 들어요. 본채는 4인 테이블 위주고, 인원이 많으면 독채 룸으로 안내해 주셔서 어른들 모시고 가거나 모임 장소로 잡기 딱 좋은 구조입니다.

자리에 앉으면 따뜻한 단호박죽부터 나와요. 한정식 코스처럼 속을 달래고 시작하는 구성인데, 이때부터 기대치가 올라갑니다.

상궁전 버섯탕수육, 바삭하게 튀긴 버섯 위에 소스가 배어 있는 접시

밑반찬은 도라지무침, 도토리묵, 잡채, 수육, 샐러드가 애피타이저처럼 먼저 깔리는데, 그중 별미가 버섯탕수육이에요. 버섯을 튀겨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아삭한데, 주문과 동시에 만들어 내오니 따끈할 때 집어 먹어야 합니다. 이 집은 잡채며 전이며 미리 만들어 두지 않고 그때그때 조리해서, 음식이 조금 천천히 나오는 대신 전부 갓 만든 온도로 나와요. 양념에 들어가는 고춧가루와 마늘은 국산만 쓰고, 김치도 전라도식으로 직접 담그고, 된장은 국산 콩으로 메주를 쑤어 발효시킨다고 하니 반찬 하나하나에서 조미료 맛이 아니라 장맛이 납니다.

상궁전 간장게장 정식 상차림, 고등어구이와 간장게장 양념게장 솥밥이 한 상 가득 차려진 모습

정식을 시키면 숯불 향이 밴 고등어구이가 같이 올라와요. 살이 부드러워서 솥밥에 얹어 먹다가, 나중에 누룽지에 올려 먹으면 그게 또 별미입니다.

뚜껑 열자마자 감탄 나오는 암게

상궁전 간장게장 한 마리가 먹기 좋게 손질되어 간장에 잠긴 접시

주인공 간장게장은 서해안 암게를 쓰는데, 한 마리를 먹기 좋게 3등분해서 내주시고 게딱지에는 고추와 깨를 올린 양념이 미리 되어 있어요. 뚜껑을 열면 주황빛 알과 장이 빈틈없이 차 있어서 젓가락 들기 전에 사진부터 찍게 됩니다.

맛의 핵심은 간장이에요. 짜게 절이는 집이 아니라서 속살이 간장에 푹 잠겨 있어도 끝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전혀 없습니다. 흰쌀밥에 속살을 올려 한입, 구운 김에 싸서 또 한입 먹다 보면 밥 한 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져요. 다리도 미리 절개해 주셔서 쪽쪽 빨아 먹기 편합니다.

상궁전 돌솥밥, 나무 뚜껑을 연 돌솥에 흰쌀밥이 윤기 있게 지어진 모습

밥도 공깃밥이 아니라 1인 돌솥밥이에요. 나무 뚜껑을 열면 김이 확 올라오는데, 밥을 덜고 물을 부어 두면 식사 끝날 때쯤 구수한 누룽지 숭늉이 완성됩니다.

상궁전 게딱지에 밥을 비벼 숟가락으로 떠올린 클로즈업

마무리는 역시 게딱지 밥이죠. 양념된 게딱지에 뜨거운 솥밥을 눌러 담아 슥슥 비비면 알과 장이 밥알 사이사이에 엉기는데, 짜지 않은 간장 덕에 고소한 맛이 그대로 삽니다. 이 한 숟갈 때문에 김포까지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상궁전 양념게장, 빨간 양념을 입힌 꽃게 위에 깨가 뿌려진 접시

매콤한 쪽이 당기면 양념게장 정식도 있어요. 둘이 가면 간장 하나, 양념 하나 시켜서 나눠 먹는 조합이 제일 알찹니다.

메뉴와 가격

상궁전 정식 메뉴판, 간장게장 정식 특대 47,000원부터 고등어구이 정식 25,000원까지 적힌 모습

메뉴 (1인)가격
간장게장 정식 (특대)47,000원
간장게장 정식 (일반)40,000원
양념게장 정식35,000원
소갈비찜 정식35,000원
보리굴비 정식30,000원
옥돔구이 정식30,000원
고등어구이 정식25,000원

1인 1정식이 기본이고, 정식에는 솥밥과 반찬 한 상이 다 포함돼요. 단품 메뉴판도 따로 있어서 간장게장(일반 35,000원)이나 양념게장(24,000원)을 추가로 곁들일 수 있습니다. 간장게장은 전국 택배도 되는데 4마리 대짜 기준 130,000원이고, 도서산간 제외 택배비 무료라고 적혀 있었어요.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주문하지 말라는 안내가 메뉴판에 큼직하게 있으니 참고하세요.

위치와 영업시간

  • 상호: 상궁전 (구 소쇄원간장게장)
  • 주소: 경기 김포시 하성면 금포로1915번길 53 (전류리 74)
  • 전화: 0507-1337-8807
  • 영업시간: 11:30 ~ 20:30 (브레이크 타임 15:00 ~ 15:30, 라스트오더 19:30)
  • 휴무: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공휴일인 월요일은 정상영업)
  • 주차: 마당 앞 무료 주차, 단체 관광버스도 댈 수 있는 넓이예요

올림픽대로에서 김포한강로를 타고 전류리포구 방면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한강 하구 전류리포구가 차로 금방이라, 식사 후 포구 구경까지 묶으면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딱이에요.

방문 팁

  1. 내비에 ‘상궁전’으로 검색하세요. 소쇄원으로 검색하면 비슷한 이름의 다른 가게가 여러 곳 떠서 헷갈립니다. 하성면 전류리의 이 집이 원조 단독 매장이에요.
  2. 음식이 코스처럼 천천히 나옵니다. 주문 후 조리하는 집이라 바쁜 일정엔 여유를 두고 가세요. 그만큼 전부 갓 만든 온도로 나옵니다.
  3. 모임이면 룸을 미리 말해 두세요. 독채 룸이 인기가 많아서 전화로 인원과 함께 예약해 두는 게 안전해요.
  4. 방송 직후 주말엔 대기가 생길 수 있어요. 브레이크 타임(15:00~15:30) 직후나 오픈 직후가 비교적 한가합니다.
  5. 집에서도 생각나면 택배 주문이 됩니다. 명절 선물로 보내기에도 괜찮은 구성이에요.

이번 맞수다에서 맞붙은 상대, 가을 홍게가 쏟아지는 속초 대포항 아바이어시장 홍게 세트도 같이 보시면 두 집 비교가 됩니다. 간장게장을 배 터지게 먹고 싶다면 여수 라도9900 간장게장·양념게장 무한리필도 추천해요.


사진 출처: 상궁전(구 소쇄원간장게장) 방문 후기 사진 및 매장 제공 이미지

방송 정보: KBS2 2TV 생생정보 2618회 (2026년 10월 7일 방송), ‘맛집 맞수다’ 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