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2TV 생생정보 ‘맛집 맞수다’ 코너는 가을 버섯 대결이었어요. 남한산성 능이백숙과 맞붙은 상대가 바로 구례 마산면의 만남가든, 자연산 송이버섯전골 집입니다. 화면에 송이가 통째로 들어간 전골이 끓는 순간 바로 알아봤어요. 지리산 노고단 다녀오는 길에 들렀던 집이라 반가운 마음에 그때 기억을 꺼내 봅니다.

구례 만남가든 자연산 송이버섯전골, 두툼하게 썬 송이버섯과 각종 버섯이 맑은 국물 위에 가득 올라간 냄비

화엄사 가는 길목, 지리산 국립공원 입구의 버섯 밥상

만남가든은 구례 읍내에서 화엄사·노고단 방면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마산면에 있어요. 지리산 국립공원 쪽으로 꺾어 들어가는 길목이라 산행 전 아침밥, 산행 후 늦은 점심으로 들르기 딱 좋은 위치입니다. 실제로 아침 8시부터 문을 여는 게 이 집의 큰 장점이에요. 구례 여행 첫 끼를 든든하게 시작하고 싶을 때 이만한 집이 없습니다.

2층짜리 벽돌 건물에 식당과 펜션을 같이 운영하는데, 마당 주차장이 넓어서 대형버스도 들어올 수 있을 정도예요. 혹시 자리가 없어도 바로 옆에 지리산 국립공원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만남가든 외관, 파란 하늘 아래 2층 벽돌 건물과 넓은 마당 주차장

내부는 단체 손님을 받는 큰 홀 구조인데, 통창 너머로 지리산 자락과 들판이 보여서 밥 먹는 내내 눈이 시원해요. 테이블마다 버너가 놓여 있어서 전골을 끓여 먹기 좋게 되어 있습니다.

만남가든 내부, 통창으로 들판이 보이는 넓은 홀과 버너가 놓인 테이블

자연산 송이버섯전골, 국물부터 보약 냄새가 나요

주문하면 생버섯이 수북하게 쌓인 전골 냄비가 먼저 나와요. 가운데 능이·표고·느타리 같은 버섯들이 부챗살처럼 둘러지고 그 위에 송이가 올라가는데, 끓이기 전부터 버섯 향이 훅 올라옵니다.

끓이기 전 송이버섯전골, 각종 생버섯이 부챗살 모양으로 수북하게 쌓인 냄비

버너에 올려 한소끔 끓으면 그때부터가 진짜예요. 국물이 점점 진한 갈색으로 우러나는데, 과장 없이 한 숟갈 뜨는 순간 ‘보약이네’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조미료 맛이 아니라 버섯에서 우러난 감칠맛이라 계속 떠먹게 돼요.

송이버섯전골이 끓는 모습, 국자 위에 두툼한 송이버섯 슬라이스가 올라간 클로즈업

송이는 결대로 두툼하게 찢어져 들어가는데, 씹으면 쫄깃하면서 솔향이 입안에 퍼져요. 흔한 새송이와는 차원이 다른 식감이라 비싼 값을 합니다. 전골에는 더덕구이와 생선구이, 그리고 16첩 밑반찬이 같이 깔리니 따로 반찬 추가할 필요가 없어요.

송이버섯전골 탑뷰, 송이·목이·팽이버섯과 당근, 대파가 어우러진 냄비

상 다리 휘어지는 16첩 반찬, 하나하나 손맛이 달라요

이 집이 블루리본을 해마다 받는 이유는 반찬에 있다고 생각해요. 전골 하나 시켰는데 테이블이 모자랄 만큼 접시가 깔립니다. 산나물 무침, 묵, 연근조림, 장아찌, 전, 생선구이까지 전부 심심하게 간이 되어 있어서 자극적인 반찬에 질린 입에는 그야말로 휴식 같은 밥상이에요. 부모님 모시고 가면 반찬 하나하나 맛보시느라 식사가 길어지는 집입니다.

만남가든 상차림, 매콤한 양념 생선과 생선구이, 나물 반찬이 가득 깔린 테이블

반찬 중에 유독 손이 가던 게 은박 접시에 나오는 매콤한 양념 생선이에요. 꾸덕한 양념이 밴 살을 발라 밥에 올리면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맵기는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에요.

은박 접시에 담긴 매콤한 양념 생선, 쪽파 고명이 올라간 클로즈업

산채전도 꼭 드셔보세요. 갖은 산나물과 당근채를 얇게 부쳐내는데, 기름지지 않고 바삭해서 전골 기다리는 동안 금방 한 접시가 비워집니다.

만남가든 산채전, 산나물과 당근채가 들어간 바삭한 전

가볍게 먹고 싶다면 산채비빔밥도 좋은 선택이에요. 고사리, 시금치, 도라지 같은 나물에 계란프라이가 올라가고 직접 담근 고추장에 비벼 먹는데, 나물 하나하나가 살아 있어서 만 원대 식사로는 과분한 구성입니다.

만남가든 산채비빔밥, 각종 산나물과 계란프라이가 올라간 그릇

메뉴와 가격

만남가든 메뉴판, 자연산송이전골과 한정식, 백숙 가격표

  • 자연산 송이버섯전골 소(2인) 50,000원 / 중(3인) 70,000원 / 대(4인) 90,000원 — 버섯전골 + 더덕구이 + 생선구이 + 16첩 밑반찬
  • 산채한정식 1인 20,000원 (2인 이상) — 더덕구이 + 된장찌개 + 생선구이 + 24첩 밑반찬
  • 백반정식 1인 13,000원 (2인 이상) — 된장찌개 + 생선구이 + 15첩 밑반찬
  • 산채비빔밥 11,000원 / 순두부백반 8,000원 / 섬진강 재첩국 12,000원
  • 능이한방백숙 90,000원 / 토종한방백숙 80,000원 / 토종닭볶음탕 75,000원 — 닭 잡는 시간 때문에 3시간 전 예약 필수
  • 더덕구이 30,000원 / 제육볶음 30,000원 / 도토리묵 15,000원 / 파전·산채전 각 12,000원

술과 음료도 구례답게 산수유막걸리(4,000원), 산수유식혜(3,000원), 고택찹쌀생주(10,000원), 전주모주(6,000원)가 있어요. 구례가 산수유 고장이라 식혜 하나도 특산물로 냅니다. 쌀, 배추김치, 고춧가루, 재첩, 닭, 생선은 국내산을 쓴다고 메뉴판에 적혀 있어요.

백숙 종류는 즉석 주문이 안 되니, 노고단 산행 내려오는 시간에 맞춰 미리 전화해 두면 내려오자마자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

방문 전 체크리스트

  • 주소: 전남광주 구례군 마산면 한국통신로 8 1층 (화엄사·지리산 국립공원 방면 길목)
  • 전화: 061-782-9172
  • 영업시간: 매일 08:00~19:00 — 아침 식사 가능
  • 주차: 전용 주차장(대형버스 가능) + 30m 옆 지리산 국립공원 공영주차장
  • 식사류는 2인 이상 주문, 백숙·닭볶음탕은 3시간 전 예약
  • 지역화폐(카드형·모바일형·지류형), 제로페이 사용 가능

송이는 자연산이라 작황에 따라 가격이나 구성이 달라질 수 있으니, 송이전골이 목적이라면 방문 전에 전화로 확인하는 걸 추천해요.

같이 둘러보면 좋은 코스

만남가든에서 차로 10~15분이면 화엄사, 천은사가 닿고 성삼재를 넘어 노고단까지 이어져요. 저처럼 노고단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늦은 점심으로 전골을 먹으면 하루 피로가 싹 풀립니다. 아침 일찍 문을 여니 화개장터 들렀다가 아침밥 먹으러 오는 코스도 괜찮아요.

지리산권 산채 밥상으로는 남원 달궁휴게소식당 흑돼지 산채정식도 생생정보에 나온 적이 있고, 가을 보양식으로는 청주 버들 유가네 누룽지삼계탕도 함께 보시면 좋아요.

가을 송이철은 짧습니다. 구례 단풍 구경 계획이 있다면 이번 시즌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