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월 6일) 저녁 2TV 생생정보 ‘떠나요~ 이야기로(路)’ 코너가 전남 영광 법성포로 떠났어요. 조기는 왜 굴비가 됐을까, 하는 이야기와 함께 법성포 굴비거리의 굴비정식 전문점이 화면을 가득 채웠는데, 그 집이 바로 제가 영광 다녀오면서 들렀던 굴비정식해안가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그날 먹었던 한 상을 그대로 풀어볼게요.

법성포까지 가서 먹는 굴비정식은 다릅니다
영광굴비는 칠산 앞바다를 지나는 참조기를 잡아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법성포 해풍에 말려야 제맛이라고 하죠. 마트에서 사 먹는 굴비랑 산지에서 바로 구워주는 굴비는 확실히 결이 달라요. 법성포 굴비거리에는 굴비정식집이 줄지어 있는데, 해안가는 그중에서도 깔끔한 신축 건물에 자리 잡은 집이라 어르신 모시고 가기 좋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흰 테이블보 위로 접시가 쉴 새 없이 깔립니다. 메인인 굴비구이와 보리굴비가 중앙에 오르고, 그 주위로 간장게장, 새우장, 가오리찜, 수육, 코울슬로, 나물, 서리태 조림 같은 찬이 둘러싸요. 여기에 조기가 통째로 들어간 매운탕 전골이 버너 위에서 끓기 시작하면 상이 꽉 찹니다. 처음엔 보리굴비 전문집인 줄 알고 갔는데 게장이며 젓갈류까지 구성이 알차서 놀랐어요.

반찬 중에 초록색 떡이 두 개 올라간 접시가 눈에 띄는데, 이게 영광 특산 모싯잎송편이에요. 식사 끝에 입가심으로 먹으면 쑥 비슷한 향이 은은하게 돌면서 느끼함을 싹 잡아줍니다. 산지 정식집다운 디테일이죠.
굴비구이와 보리굴비, 둘 다 밥도둑

굴비구이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녀석이 노릇하게 구워져 나와요. 젓가락으로 등쪽 살을 떼면 결대로 쭉쭉 갈라지는데, 짭조름한 간이 속까지 배어 있어서 따로 간장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기름기가 적당히 올라 고소하고, 씹을수록 조기 특유의 단맛이 올라와요.

보리굴비는 꾸덕하게 마른 살을 손으로 찢어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쫀득하게 응축된 살에서 발효된 감칠맛이 진하게 올라오는데, 여름이면 녹찻물에 밥 말아서 올려 먹는 그 조합이죠. 가을이라도 뜨끈한 솥밥에 보리굴비 한 점이면 밥 한 공기가 그냥 사라집니다. 비린 맛은 전혀 없었어요.
칼칼한 조기매운탕에 솥밥 누룽지까지

개인적으로 이 집의 숨은 주인공은 조기매운탕이었습니다. 조기가 통으로 들어가고 무, 대파, 고사리가 어우러져서 국물이 칼칼하면서도 시원해요. 구이가 고소한 쪽이라면 매운탕은 입안을 얼큰하게 잡아주는 쪽이라, 번갈아 먹으면 끝까지 질리지 않습니다.

밥은 1인 솥밥으로 나와요. 밥을 공기에 덜고 솥에 물을 부어두면 식사 끝날 때쯤 구수한 숭늉이 완성됩니다. 갓 지은 밥에 간장게장 등딱지 비벼 먹고, 보리굴비 올려 먹고, 마지막에 숭늉으로 마무리하는 코스가 자연스럽게 완성돼요.
메뉴와 가격
- 굴비정식 2인 50,000원 / 3인 75,000원 / 4인 100,000원
- 보리굴비정식 2인 50,000원 / 3인 75,000원 / 4인 100,000원
- 고사리 조기매운탕 (소)~(대) 가격 매장 확인
- 아구찜 (소)~(대) 가격 매장 확인
정식은 1인 25,000원꼴로,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합니다. 굴비구이에 보리굴비, 간장게장, 새우장, 매운탕, 솥밥까지 다 깔리는 구성을 생각하면 산지 정식집 중에서도 납득이 가는 가격이에요. 인원 구성이나 시즌에 따라 가격이 조정될 수 있으니 예약 전화할 때 한 번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위치와 영업시간, 방문 팁

- 상호: 굴비정식해안가
- 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포로 8-17
- 전화: 061-356-2894
- 영업시간: 매일 08:00~20:00
- 주차: 매장 주변 무료 주차 가능

법성포 굴비거리 초입 쪽, 포구 바로 앞에 있어요. 매장 통창으로 법성포구와 뒷산이 그대로 보여서 창가 자리에 앉으면 밥 먹는 내내 눈이 즐겁습니다. 아침 8시부터 문을 여니까 영광 여행 첫 일정으로 아침 굴비정식을 먹는 것도 가능해요.
입구에 연예인 사인이 꽤 붙어 있는 집이고, 주말 점심에는 40분 안팎 웨이팅이 있었다는 후기도 있으니 식사 시간대를 조금 피하거나 미리 예약 전화를 하고 가는 게 안전합니다. 예약하면 도착 시간에 맞춰 상을 바로 차려줘서 편했어요.
굴비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보태면, 법성포 굴비라는 이름에는 고려 때 이자겸이 영광에 유배되어 굴비를 임금께 올리면서 “비굴하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굴비(屈非)라 적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방송 코너 제목처럼 조기가 굴비가 된 사연을 떠올리면서 먹으면 한 점이 더 각별해져요.
법성포에 간 김에 굴비거리 산책이나 백제불교최초도래지까지 묶어서 돌아보면 반나절 코스로 딱 좋습니다. 가을 전어철 지나고 뜨끈한 밥상이 당기는 요즘, 영광 쪽 지나실 일 있으면 들러볼 만한 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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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과 영업시간은 2026년 10월 기준이며, 매장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해 주세요.